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Emanuel Schikaneder(1751~1812)
Ach, ich fühl's, es ist verschwunden,
Ewig hin der Liebe Glück!
Nimmer kommt ihr Wonnestunde
Meinem Herzen mehr zurück!
아, 느껴지네, 사라져버린 것이,
사랑의 기쁨은 영원히, 저 멀리로!
더 이상 기쁨의 시간은
내 가슴으로 돌아오지 않겠지!
Sieh', Tamino, diese Tränen,
Fließen, Trauter, dir allein!
Fühlst du nicht der Liebe Sehnen,
So wird Ruh' im Tode sein!
봐요, 타미노, 이 눈물을,
흐르네요, 내 사랑, 오직 당신을 향해!
이 사랑의 갈망을 당신이 느끼지 못 한다면,
죽음의 안식만이 내겐 남아있겠죠!
라미레미 번역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Die Zauberflöte) 중 파미나의 아리아입니다. 자기를 사랑하던 남자가 갑자기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외면하자 절망 속으로 빠져들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타미노 왕자는 제딴에는 써클에 들어가기 위한 통과의례로 침묵의 시련을 견디기로 했다는데, 그런 이유로 사랑하는 여자의 간절한 외침에 묵묵부답을 하는, 지상최대의 고구마를 시전하고 있습니다. 미리 말해주고 침묵서약에 들어가던가 인편에 언질이라도 주던가.(파파게노는 서약을 안 했으니까, 법을 구멍을 뚫고 들어가던가) 남자들끼리의 서약이 중요해서 여자는 자살하게 만드는 아주 고약한 고집입니다. 저는 그렇게밖에 안 보이네요.
파미나는... 처음 제가 마술피리 줄거리를 접할 때부터 보기에, 납치당해 놓고는 그 집단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처음 만난 남자에게 반해서 사랑에 빠지고, 그 남자가 나를 안 쳐다보니 죽으려고 하고, 참 뭐랄까 정이 안 가는 캐릭터였는데요, 요즘엔 제 마음이 달라져서인지 이해가 가고 공감도 갑니다.
파미나의 엄마는 밤의 여왕입니다. 아빠는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는 아빠가 죽으면서 빼앗긴 권력 때문에 언제나 화가 나 있고, 딸을 사랑으로 품어줄 성격이 못 됩니다. 미우나 고우나 엄마뿐이었는데, 납치라는 엄청난 일을 당하고 어머니의 적들에게 억류되어있는데 강간까지 당할뻔 한 뒤에 자기를 구해주러 왔다는 남자가 너무너무 잘 생기고 게다가 왕자래! 나는 여왕 딸이니까 딱 맞네, 플러스 엄마가 보낸 남자, 완전히 도장을 찍은거죠.
그래서 남자에 살고 남자에 죽다가 나중에는 자기 엄마를 죽인 집단의 품에 남편과 함께 (통과의례도 겪고) 들어가서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물론 결혼한다, 까지만 나오지 애를 낳고 어떻게 살았고 오랜 세월이 지나 부부가 어떻게 되었고 그런것는 나오지 않습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여성들이 살아온 세월을 보았을 때 유추해볼 수는 있지요. 그 다음 이야기가 나오는 <피가로의 결혼>이 그래서 대단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파미나에게 다른 선택이란 어려웠습니다. 아빠나 엄마에게서 한 인간으로 독립한 적도 없고, 독립된 인간으로서 남자를 만나 사랑한 것도 아니고, 자기 남자와 엄마가 대치하게 되자 남자를 선택하고, 이러저러해서 죽은 엄마 대신 죽은 아빠의 이데올로기를 선택하게 된거죠.
하지만 저는 지금 이 대목에서 찢어지고 있는 파미나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나의 존재를 책임져주는 엄마가 유일한 뿌리였던 나는 커서 한 인간이 되었다-독립을 했다고는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독립을 못 했던 겁니다. 그래서 내 마음을 준 남자가 나를 실망시킬 때, 내 마음을 몰라주고 나를 위한 행동이 아닌 깎아내리고 파괴하는 행동을 할 때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실제로 파괴되는거죠.
낭만적 사랑이란 그런 것임을, 개인으로 채 분리가 되지 않은 나들의 만남과 고통임을 사티어 가족치료를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안다고 그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은 알고 맞는 매가 모르는 매보다 낫지만, 더 억울할 수도 있긴 합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독립인 것 같습니다.(부모가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시켜주지 못했을 경우) 사랑은 차라리 쉽습니다. 물론 사랑은 힘들지만, 사랑하는 것 자체는 너무 쉽게 일어납니다. 호르몬이 도와주면... 독립과 사랑을 동시에 갖기가 참 힘든것 같습니다.
여자의 사랑을 이야기했지만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독립해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고 실은 엄마에게서, 아빠에게서, 아내에게서 독립해 있지 않은데 단지 자기가 빼앗기거나 봉사하는 쪽이 아니라 보통은 착취를 하는 쪽이라 독립한 느낌을 갖고 있을 뿐인 남자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의존이 더 편하기 때문에 딱히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거죠.
내가 나를 사랑해줄 때 독립이 가능하다고 교과서는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나를 바쳐 남을 사랑하는 것이 아름답다고 소설은 이야기하고, 엇갈리는 메세지 속에 이미 세뇌되고 길이 든 나는 너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립니다.(그래, 니도 옳고 너도 옳다!) 나만 사랑해줘야 하는게 아니라 애들도 사랑해줘야하고, 뒤치닥거리를 해줘야하고, 나의 남자도 사랑해주고 동시에 관계를 바꾸어야 하는데, 내 말을 잘 듣는 사람은 이 중에 아무도 없습니다. 고갈됩니다. 십년이 뭡니까, 일찍 포기하지 않아서 몸이 병이 듭니다. 마음은 이미 병들었습니다.
위로인지 중독인지 알 수 없는 노래를 듣습니다.
위로인지 중독인지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릅니다.
Kathleen Battle Die Zauberflöte Ach, ich fühl's
https://www.youtube.com/watch?v=kYJuEK3A1bs&a
Dorothea Röschmann Die Zauberflöte Covent Garden 2003
김효영
Diana Damrau Die Zauberflöte Ach, ich fühl's
Anna Moffo
Kathleen Battle Die Zauberflöte 파미나와 타미노의 장면 1991 M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