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Lorenzo Da Ponte(1749~1838)
Recitative:
E Susanna non vien!
Sono ansiosa di saper
come il Conte accolse la proposta.
Alquanto ardito il progetto mi par,
E ad uno sposo si vivace e geloso!
수잔나가 안 오네!
알고 싶어 초조하구나,
어떻게 백작이 제안을 받아들일지
나로선 꽤 대담한 계획인데,
저리도 강하고 질투심 많은 남편에게는!
Ma che mal c'è?
Cangiando i miei vestiti con quelli di Susanna,
E suoi co'miei
Al favor della notte.
하지만 나쁠게 있나?
수잔나와 내가 옷을
바꿔입는 것,
밤의 도움을 받아.
Oh, cielo! a qual umil stato fatale
Io son ridotta da un consorte crudel!
Che dopo avermi con un misto inaudito
D'infedeltà, di gelosia, di sdegno!
Prima amata, indi offesa, e alfin tradita,
Fammi or cercar da una mia serva aita!
아, 하늘이여, 이 무슨 운명의 비참한 신세인가!
잔인한 배우자 때문에 이꼴이 되었구나.
들어본 적 없는 불성실, 질투, 수모의
덩어리를 받게 되다니.
처음엔 사랑이더니 그 다음엔 모욕, 마지막으로 배반.
이제 하녀의 도움까지 구하게 되다니!
Aria:
Dove sono i bei momenti
Di dolcezza e di piacer?
Dove andaro i giuramenti
Di quel labbro menzogner?
어디에 있나, 그 아름다운 날들은 ?
달콤하고 기쁨에 찼던 그 날들
그 맹세는 어디로 갔나?
거짓말하는 입술의 그 맹세.
Perchè mai, se in pianti e in pene
Per me tutto si cangiò,
La memoria di quel bene
Dal mio sen non trapassò?
왜 결코, 눈물과 고통 속에서도,
내 모든 것이 다 뒤바뀌어버려도,
내 가슴 속의 아름다운 추억들은
사라지지 않는걸까?
Ah! se almen la mia costanza,
Nel languire amando ognor,
Mi portasse una speranza
Di cangiar l'ingrato cor!
아, 만약 내 변함없는 마음이,
매일 사랑하며 다치면서도,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못된 그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
라미레미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은 <세비야의 이발사>Il barbiere di Siviglia의 후속작입니다. <세비야의 이발사>는 지금까지 보통 <세빌리아의 이발사>라고 불렀는데, 원발음대로 돌아가자는 여론이 요즘 많아서 저도 세비야로 가기로 했습니다. <세비야의 이발사>는 알마비바 백작이 젊은 처녀 로지나에게 반해서 둘이서 그녀의 못된 후원자의 방해를 뚫고 결혼에 골인하는 내용입니다. 그 둘을 도와주는 것이 마을의 마당발 이발사 피가로지요. 피가로는 그후 알마비바 백작의 집사? 가 되었는지 아무튼 백작을 섬기게 되었나 봅니다.
<피가로의 결혼>은 그후 ‘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이야기입니다. ‘꽤 오랜 시간’이란 불타오르던 알마비바 백작의 사랑이 식어서 다른 여자들 뒤꽁무니를 쫓아다닌지 벌써 좀 되었다라는 의미입니다. 최근엔 백작부인의 하녀인 수잔나에게 반해 수잔나와 피가로가 곧 결혼할 예정인데도 어떻게든 해보려고 안달입니다.
총체적 난국을 맞아 백작부인은 남편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수잔나와 함께 작전을 짭니다. 수잔나가 백작을 유혹하는 척 하고서, 자기가 수잔나 옷을 입고 수잔나는 백작부인 옷을 입고서 착각한 백작을 곯려주는 것이죠. 마지막에 자기가 한 짓을 돌아보고 부끄러움을 느끼고 뉘우칠 것을 기대하는, 어떻게 보면 인간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순진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연극의 초연 당시에는 귀족을 웃음거리로 만든 것에 대해서 저항과 분노가 컸고, 지금의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똑똑한 피가로와 멍청한 알마비바 백작의 조합이 당시 일부 귀족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했나 봅니다. 마리 앙뜨와네트가 루이 16세를 설득해서 <피가로의 결혼>을 상연한 것에 대해서도, 몇년후의 혁명의 원인으로 지목을 합니다!
요즈음의 우리 생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보면 원작자 보마르셰가 불과 10년 전에 가짜 뉴스를 퍼뜨려 루이 16세를 웃음거리로 만든 과거의 괘씸죄 때문에 왕이 공연허가를 내어주지 않았다는 ‘의외로 정당한' 사유를 만나게 됩니다.
도리어 남편과 자신을 모욕한 작가의 희곡을 상연하기 위해 각방으로 노력을 하고 스스로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로지나 역으로 배역을 맡았던 프랑스 왕비가 대인배라기보다는 어리석게 느껴집니다. 극악한 사치와 재정탕진이라는 실죄목이든 목걸이 사건이라는 가짜죄목이든 간에 결과적으로 왕권의 추락과 왕비에 대한 증오가 프랑스 대혁명의 방아쇠를 당겼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아무튼 혁명 이후 프랑스에서 피가로라는 이름은 권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되었고, ‘르 피가로’라고 하는 일간지의 이름이 그 증거입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도 공연 허가를 받기 위해서 (신분제에 대한) ‘예민한’ 부분을 많이 들어내고 개인적인 이야기로 방향을 많이 돌렸다고 합니다.
초야권이 뭔지도 모르는 지금 시절에야, 단지 춘향이x이도령 방자x향단이 더블라인 로맨틱 코메디 같으면서도 세월이 흐르면 불과 같던 사랑도 우스갯거리가 되어버리고 마는 씁쓸한 현실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는 위대한 작품입니다.
참 재미난 극입니다. 그리고 명곡이 끝도 없이 계속 나옵니다.
디아나 담라우가 2006년엔 수잔나 역을, 2016년에는 백작부인 역을 했습니다. 그것만 해도 세월무상이죠…
Diana Damrau Le nozze di Figaro - Scala, Milano 2016
https://www.youtube.com/watch?v=y_UWx0dTgpw&ab
Gundula Janowitz - "E Susanna non vien... Dove sono" (1980)
Cecilia Bartoli E Susanna non vien... Dove sono
https://www.youtube.com/watch?v=iT8eLh6KRx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