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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제비꽃 Das Veilchen - Mozart 가사번역

by 라미레미 2023. 10. 15.

 

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Ein Veilchen auf der Wiese stand,
gebückt in sich und unbekannt;
es war ein herzigs Veilchen.
 
Da kam ein' junge Schäferin
mit leichtem Schritt und munterm Sinn
daher, daher,
die Wiese her und sang.
 
초원에 서있는 한 송이 제비꽃,
다소곳이 눈에 안 띄게 수구린,
어여쁜 제비꽃이었네.
 
저기 양치기 소녀가 오네
가벼운 발걸음으로 경쾌하게
저어기, 저어기서,
초원을 지나오며 노래하네
 
 
Ach! denkt das Veilchen, wär' ich nur
die schönste Blume der Natur,
ach, nur ein kleines Weilchen,
 
bis mich das Liebchen abgepflückt
und an dem Busen matt gedrückt,
ach, nur, ach nur
ein Viertelstündchen lang!
 
아! 제비꽃은 생각했네, 만약 내가 그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이라면,
아, 아주 잠시라도,
 
연인이 나를 꺾어
그 가슴 위에서 짓눌려질 때까지,
아, 다만, 아, 다만
반의 반 시간이라도!
 
 
Ach, aber ach! Das Mädchen kam
und nicht in acht das Veilchen nahm,
ertrat das arme Veilchen.
 
Es sank und starb, und freut' sich noch:
und sterb' ich denn, so sterb' ich doch
durch sie, durch sie,
zu ihren Füßen doch!
 
 
아, 그러나 아! 아가씨가 왔지만
제비꽃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불쌍한 제비꽃을 짓밟고 가고.
 
주저앉아 죽어가네, 그래도 기쁘게,
그래 나 이리 죽는구나, 이렇게 죽는구나 그래도
그녀 때문에, 그녀 때문에
그녀의 발밑에서!
 
 
Das arme Veilchen
Es war ein herzigs Veilchen!
 
가여운 제비꽃,
사랑스러운 제비꽃이었네!
 
 
라미레미 번역
 
 
모차르트의 제비꽃입니다. 너무나 맑고 아름다운 바바라 보니의 목소리로 듣고 반했는데, 아침이슬 머금은 너무도 어여쁜 제비꽃을 생각하며 서정적인 내용이려니 하다가 뚜껑을 열어보니 괴테의 시가 참으로... 애절을 넘어서 자학적?이기까지한 간절함이 있어서 더욱 모차르트의 잔인한 센스에 감탄합니다.
 
괴테가 참 진솔하기도 하지만 참 나르시시스트적인 데가 있지요. 양치기 소녀에게 짓밟혀 스러지는 작은 들꽃이면서도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죽으니까 괜찮아’라고 위안하는 강렬한 자아를 지닌 제비꽃을 창조해냈습니다.
 
양치기 소녀를 사랑한 제비꽃의 이야기가 도도한 아가씨와 그를 짝사랑한 청년의 이야기를 빗댄 것이라는 해석은 물론 매우 정당합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을 소재로 이런 정도의 시를 쓸 사람은 괴테밖에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소감입니다.
 
마지막 두 줄은 괴테의 시에는 없는, 모차르트가 첨가한 구절입니다. 사실 시는 3개 연으로 완성되었고, 마지막 두 줄은 사족 같은 의미없는 구절입니다만 가수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구조로 노래를 구성한다면 마지막으로 이야기꾼이 한 마디 마무리로 덧붙이는 구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래가 왠지 가곡이라기보다는 마치 아리에타 같은 극적인 느낌이지요.

어쩌면 모차르트도 간절히 그 두 마디- 자기 얘기를 덧붙이고 싶어서 이런 구성을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는 해석도 있지만 저는 거의 악곡 구조상 (그대로 끝내면 좀 많이 약한 느낌이라) 마무리를 위해 덧붙인 쪽으로 보고 있습니다.
 
 
Barbara Bonney
https://www.youtube.com/watch?v=nqjea9MlpOQ&a
 
 
Kathleen Battle

 
 
Edita Gruberova

 
 
Elly Ameling

 
 
클라라 슈만도 같은 시에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Barbara Bonney C. Schumann: Das Veilc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