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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아베마리아 Ave Maria - Piazzolla 가사번역

by 라미레미 2023. 5. 8.

 

Ave Maria(Tanti anni prima)
Piazzolla 
D.Tarenzi
 
Ave Maria, a Te Ave Maria
Madre nostra Maria Ave
Ognuno pensa solo a sé
non c’è più pietà
ci sentiamo soli.
 
아베 마리아, 당신께 아베 마리아
우리 어머니 마리아여, 아베
우리는 모두 각자 자신만을 생각하고,
이 곳엔 더 이상 자비가 없으며,
우리는 외로움을 느낍니다.
 
 
Ave Maria prego Te.
Tu sai quanto dolore c’è,
risveglia un po’ d’amore,
di calore e la speranza che non c’è.
Credo in Te.
 
아베 마리아 제발 부탁이니
당신은 아시지요,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는지,
작은 사랑과 따스함을,
여기에 없는 희망을 일깨우십니다.
당신을 믿습니다.
 
 
Vedi che non sappiamo più chi siamo ormai;
Tutti così confusi, noi figli Tuoi,
Uomini fragili.
Madre Tu che puoi aiutaci.
Cosi sia.

아시지요, 우리는 더 이상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모두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당신의 자녀인 우리
나약한 인간들. 
어머니 당신께서 도우시기를.
그렇게 되리이다.
 
 
라미레미 번역
 
 
아스트로 피아졸라(Ástor Pantaleón Piazzolla, 1921.3.11~1992.7.4)의 아베 마리아입니다. 제가 정말 아베 마리아를 좋아해서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도 하고 카치니(Vavilov)의 아베 마리아도 공부했지만 피아졸라의 아베 마리아가 있는 줄은 우연히 인스타에서 본 젊은 더블베이스트 Marc-André Teruel 덕에 알았습니다. 정말이지 사람의 가슴을 딱 움켜쥐는 간절한 선율에 빠져서 나도 하자! 하고 불타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곡은 피아졸라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에 작곡한 곡으로 Tanti anni prima(딴띠 안니 프리마, 오래 전에)라는 제목으로 1984년 영화 <앙리 4세>에 Oblivion(오블리비온, 망각)과 함께 수록되기도 했습니다. 원곡은 반도네온을 중심으로 한 7중주곡이었는데요, 성악곡으로는 라틴어 버전과 이탈리아어 버전이 있습니다. 제가 구한 악보가 이탈리아어 버전이라 전 이 버전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라틴어로 불러보고 싶은 소망도 있습니다.
 
아베 마리아는 흔히 카톨릭이라는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그보다는 훨씬 더 큰 의미를 말하고 싶습니다.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사람, 즉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는, 원초적인 본능인 어머니에 대한 사랑, 갈구를 아베 마리아는 노래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의 품을 떠나 한 인간으로 독립하여 살아가게 되지만, 지금은 잊혀졌지만 무의식 속에 묻혀있는 상실과 그리움, 사랑을 이야기하고 위로받고 싶은 것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피아졸라의 마음이 어땠을지 저는 단지 상상만 해볼 뿐이지만, 자기 존재의 뿌리가 뽑혀나가는 허무와 고통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이 죽음이라는 것이 우리 존재의 숙명이라는 깨달음, 나라고 하는 존재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먹고 해치며 이용하고 즐기고 파괴하는 한갓된 생명들과 똑같이 언젠간 죽고 썩어 사라질 목숨일 뿐이라는 진실을 다른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애써 남의 일로 외면하며 지나칠 수 있지만, 내 존재의 뿌리인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는 그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그래도 한 명은 나를 무조건 사랑해줄 것이라 믿었던 한 존재의 나약함과 덧없음.

그래서 성모 마리아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나의 어머니보다 더 근원적인 존재 안에서 위안과 사랑을 갈구할 수밖에 없는 나약함을 직시하거나 부끄러워할 여유가 우리에겐 없습니다. 사실 다른 존재가 아닐 것입니다. 어머니에 대한 갈망과 성모 마리아에 대한 갈망은 기본적으로 같은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피일까요? 하느님 아버지도, 성모 마리아도 기본적으로는 회피이고 대체물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런 관념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어떤 답안을 고르던 간에 그 질문을 피할 수가 없는 시험지입니다. 살아가기 위해서, 큰 것을 보기 위해서, 꿈을 꾸기 위해서, 버티기 위해서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믿습니다.

‘좋은 곳에 가셨을 거에요‘라는 위로의 말로 아주 얇게 우리를 둘러싼 의미의 막 뒤로 비치는 진실의 뜨거움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조심조심 내 마음과 내 힘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나아갑니다. ’허무‘를 만나지 않으려 애쓰면서.

그 허무는 우리가 젖을 떼고 엄마의 품을 떠났던 그 순간, 어머니 대신 주어진 ‘세상’이라는 것의 강렬한 의미를 추락시키는 그것입니다. 그 실연의 상처를 잊기 위해 우리는 탐욕스럽게 세상을 들이키고 경쟁과 자아, 물건, 쾌락 그리고 허락된 사랑-로맨스에 집착하지만 최종적인 도착지는 동일할 것입니다. 만족스러운 여정이었든 불만족과 고통의 연속이었든 간에. 그 분투 외에 다른 것을 갖기가 그렇게 힘이 들어 예부터 사람들은 아예 집 떠나 절에 가거나 산 속에 들어가 명상을 하거나 기도를 하며 평화를 구했던 것입니다. 엄마 품 속의 평화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이 얼마나 짧고 불안정한 것인지를 알았기 때문에.

피아졸라의 아베 마리아는 특히나 분주하게 쪼개어진 삶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있는듯한 것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데 더 이상 내 곁에서 뭐든지 다 해결해주던 엄마가 더 이상 필요없어야 하는 어른인, 도리어 내가 엄마인 우리에게 쌓이고 쌓여있는 간절한 소망, 그 갈망을 꽁꽁 묶어놓았던 꾸러미에서 잠시라도 풀어내어 어루만져주는 것이 이 노래입니다.
 
아베 마리아의 ‘아베’는 환영의 뜻을 담은 인삿말이며 성모 마리아를 찬양하는 의미로 씁니다.
 
 
Anna Bratus
https://youtu.be/BtTxUA7Nink


Anastiasiia Demchenko

 
 
Natalizia Carone

 
 
Marc-André Teru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