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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그대는 나의 안식 Du bist die Ruh' - Schubert 가사번역

by 라미레미 2023. 5. 6.

 

Franz Schubert(오스트리아, 1797~1828)

Friedrich Rückert(독일, 1788~1866)




Du bist die Ruh',
Der Friede mild,
Die Sehnsucht du,
Und was sie stillt.

그대는 나의 안식,
부드러운 평화,
그대는 그리움,
그리고 고요한 어떤 것.


Ich weihe dir
Voll Lust und Schmerz
Zur Wohnung hier
Mein Aug’und Herz.

그대에게 바칩니다,
기쁨과 고통으로 가득 차서,
여기 나의 눈과 심장을
그대가 머물 곳으로.


Kehr ein bei mir
Und schliesse du
Still hinter dir
Die Pforten zu!

내게로 와줘요.
그리고 닫아주세요,
그대 뒤의 문을
조용히!


Treib andern Schmerz
Aus dieser Brust!
Voll sei dies Herz
Von deiner Lust.

다른 고통들을 몰아내줘요,
이 가슴에서!
내 심장을 가득 채워줘요,
그대의 기쁨으로.


Dies Augenzelt
Von deinem Glanz
Allein erhellt
O füll es ganz!

오직 그대의 광채로,
내 눈을
밝혀주세요.
아 가득히 채워주세요!


라미레미 번역


그대는 나의 안식. 밤과 꿈과 마찬가지로 무한한 서정성과 오묘함으로 가득찬, 불멸의 빛을 내뿜고있는 슈베르트의 명작입니다. 가사를 깊이 음미하면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노래와 김동진의 <내 마음>이 어딘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문을 닫아주오’라는 시상이 비슷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몸과 마음이 거룩한 성소로 바뀌는 엄숙한 사랑의 순간들을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게 포착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번역함에 있어서 원곡의 뜻을 충실히 살리면서도 동시에 한국어로서도 아름답고 충실한 것을 지향합니다. 되도록이면 어순까지도 일치시켜 감정의 흐름을 일치되게 전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노래를 부르고 공부할 때도 거슬리지 않고 착 붙게 되어 좋지요.

너무 쉽게 의역의 길로 빠져서 상투적인 표현을 하는 것은 원작의 생생함과 구체성을 훼손하는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예전엔 그런 과한 의역이 많았습니다만, 습관적인 문어체와 더불어 매너리즘에 빠지기에 딱 좋은 함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의 번역에 있어서도 원문의 의미와 한국어가 허용할 수 있는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의 한계 안에서 최대한 어순을 살렸습니다. 1절의 독일어 원문은 그대로 한국어로 옮겨놓기만 했는데도 그대로 꽉 찬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우리의 마음을 깊이 울립니다. 이미 흘러넘치는 시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오롯이 옮겨놓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너무나 따듯하고 깊은 엘리 아멜링의 노래, 그리고 무한히 맑고 투명한 바바라 보니의 목소리로 들으시겠습니다.

1956년 미국 태생의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는 더없이 맑고 투명한 목소리로 유명합니다. 제가 느끼기엔 한 스푼의 가감도 없는 깨끗하고 진실된 목소리입니다.

원래는 첼리스트였는데 스무살 무렵 미국에서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첼로를 위해 따로 비행기삯을 지불하기가 부담되어서 '잠시' 놓고 갔다가 거기서 성악에서 새로이 재능을 깨닫고 성악가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아주 유려한 레가토와 완성도를 자랑하는데요, 보니의 미성은 단지 타고난 것만이 아니라 더없이 깨끗하게 목소리를 뽑아내는 발성 테크닉에서 비롯된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바바라 보니(Babara Bonney, 1956~)
Du bist die Ruh - Schubert
https://www.youtube.com/watch?v=MX2IL46rTGs&ab

 
엘리 아멜링(Elly Ameling, 1933~)
Du bist die Ruh - Schubert
 

 
 
내마음 - 김동진
신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