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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어머니가 서계시네 Stabat Mater - Pergolesi 가사번역

by 라미레미 2024. 2. 24.

 

 
 
Giovanni Battista Pergolesi(이탈리아, 1710~1736)
 
 
Stabat Mater dolorosa
Iuxta crucem lacrimosa
Dum pendebat Filius
 
어머니가 비탄 속에 서계시네
눈물 흘리는 십자가 곁에
아들이 매달리신 동안
 
 
라미레미 번역
 
 
페르골레지의 어머니가 서계시네 Stabat Mater입니다. 십자가에 못박힌 아들의 곁에 의연히 서있는 성모의 슬픔과 고통을 노래하는 성가입니다. 이 곡은 첫곡이며 뒤로 11곡이 더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수도사인 Jacopone da Todi 혹은 교황 이노첸트3세가 작사가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저도 아들을 낳아본 사람이라, 만약에 내가 지금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에 있어서 아들이 전쟁에 나갔다면, 가서 살아돌아오지 못하고 유해나 유품으로 돌아온 아들을 내 가슴에 품어야 한다면, 그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팔레스타인의 아이들이 흰 시트에 덮혀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진을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도 합니다.
 
사실 멀리 갈 필요도 없지요. 멀쩡한 아이들을 바다에 묻고, 다 키운 자식들을 골목에서 잃어버린 부모들의 마음은 어떨지, 전 감히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그들을 따듯이 안아주지 못하고 되려 부정하고 내몰아버리는 이 사회의 끝간데 없는 비정함, 그리고 이미 무너져버린 것들이 비통하고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두렵습니다. 사실 이제 전쟁의 위협이 더이상 멀고먼 남의 나라일이 아니게 되었지요. 왜 우리는 이렇게밖에 하지 못 할까요? 왜 나는 두려움과 슬픔에 싸인 채로 그날그날을 살기 위해 고개를 돌리고만 있을까요? 공격성과 아집의 문명이 인류라는 종의 지문인 것일까요? 잔혹함과 그 반대의 비겁함만이 우리 안에 살아남은 DNA인가요?
 
비탄에 싸인 성모의 눈물에 기대어봅니다. 그분은 아들의 죽음을 끝까지 목격했습니다. 더이상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에도 무너지지 않고 제 자리에 서서 힘겹게 떠나는 아들을 배웅했습니다. 우리에겐 아직 어떠한 힘이 남아있다고 믿어봅니다.
 
엠마 커크비님의 노래로 알게 된 곡입니다. 끝없는 비통함을 눈물로 씻어주는 목소리입니다.
 
 
Stabat Mater (Pergolesi) Emma Kirkby Bowman
https://www.youtube.com/watch?v=QYsjwKuC-Wg&
 
 
Céline Scheen Damien Guill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