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useppe Verdi (1813-1901)
Francesco Maria Piave (1810 – 1876)
È strano 이상해!
Violetta
È strano! È strano!
in core scolpiti ho quegli accenti!
비올레타:
이상해! 이상해!
내 가슴 속에 박힌 그 한 마디!
Sarìa per me sventura un serio amore?
Che risolvi, o turbata anima mia?
이것은 재앙일까? 진지한 사랑이라니!
어떻게 하나, 흔들리는 마음…
Null'uomo ancora t'accendeva.
Oh, gioia
ch'io non conobbi
esser amata amando!
아직 어떤 남자도 내 가슴에 불을 당긴 적 없어.
이 기쁨,
아직 몰랐던
사랑하고 사랑받는!
E sdegnarla poss'io
per l'aride follie dei viver mio?
지금껏 무시했던
어리석은 나!
Ah, fors'è lui 아, 아마도 그이런가
Ah, fors'è lui che l'anima
solinga ne' tumulti
(solinga ne' tumulti)
godea sovente pingere
de' suoi colori occulti.
(de' suoi colori occulti.)
아마도 그이런가,
고독한 내 영혼을
흔들어 놓은 그 사람,
기쁨을 억눌었었지.
남몰래 그를 그리며
아름다운 색채로.
Lui, che modesto e vigile
all'egre soglie ascese,
e nuova febbre accese
destandomi all'amor!
겸허하고 사려깊게
어느새 내게 다가와
불꽃을 일으키네
사랑의 불꽃을!
A quell'amor (quell'amor) ch'è palpito
dell'universo (dell'universo) intero
misterioso, (misterioso) altero,
croce (croce) e delizia (croce e delizia, delizia) al cor.
아 사랑이여, 이 가슴에 뛰노는!
온우주를 뛰게 하는 숨겨진 고동,
알 수 없는 힘, 알 수 없는 엄숙한
아픔, 아픔과 기쁨, 아픔과 기쁨, 내 가슴속.
A me fanciulla, un candido
e trepido desire
(e trepido desire)
Questi effigiò dolcissimo
signor dell'avvenire,
(signor dell'avvenire,)
나 역시 한 때 순결한
소녀의 꿈을 꾸었네.
가슴 속 깊이 숨겨둔,
어렴풋이 그려보던,
미래의 고운 님을,
영원한 약속 안에.
Quando ne' cieli il raggio
di sua beltà vedea,
e tutta me pascea
di quel divino error.
창공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그대는
온통 나를 삼켜버려
돌이킬 수 없네
Sentìa che amore è palpito
dell'universo (dell'universo) intero,
misterioso, (misterioso) altero,
croce (croce) e delizia (croce e delizia, delizia) al cor.
사랑을 느끼네, 사랑의 고동을
온우주를 뛰게 하는 숨겨진 고동
알 수 없는 힘, 알 수 없는 엄숙한
아픔, 아픔과 기쁨, 아픔과 기쁨, 내 가슴속.
Follie! (Follie!) Delirio vano è questo!
Povera donna, sola, abbandonata
in questo popoloso deserto
che appellano Parigi
이 바보! 이 바보! 정신 나간 멍청한 망상!
불쌍한 여자, 홀로, 버려진 채로
사람 득시글거리는 황량한 사막
파리 한가운데에서,
che spero or'più?
Che far degg'io?
Gioire!
Di voluttà ne' vortici perir!
Gioir'! Ah!
더이상 뭘,
어떻게 하나?
즐거움!
그 소용돌이 안에서, 그 속에 죽으리!
그 안에, 그 안에, 아!
Sempre libera 언제나 자유롭게
Sempre libera degg'io
folleggiare di gioia in gioia
vo' che scorra il viver mio
pei sentieri del piacer
언제나 자유롭게 떠들썩하게
기쁨을 좇아
내 인생은 기쁨의
오솔길로 흘러간다
nasca il giorno, o il giorno muoia
sempre lieta ne' ritrovi
하루 하루 또 하루
언제나 즐거운 속에
a diletti sempre nuovi
dee volare il mio pensier
dee volare, (dee volare, dee volare) il mio pensier,
(dee volare, dee volare il mio pensier.)
언제나 새로운 기쁨을 찾아
나는 날아가네
날아, 날아, 날아가네, 내 마음은
날아, 날아가, 가야해.
Alfredo
A quell'amor ch'è palpito
dell'universo intero
misterioso, altero,
croce e delizia al cor.
알프레도:
아 사랑이여, 이 가슴에 뛰노는!
온우주를 뛰게 하는 숨겨진 고동,
알 수 없는 힘, 알 수 없는 엄숙한
아픔, 아픔과 기쁨, 아픔과 기쁨, 내 가슴속.
Violetta
Ah!
Amore!
비올레타:
아!
사랑!
Follie! Follie! Ah!
Gioir'! Gioir'! Gioir'!
이 바보, 이 바보, 아!
기쁨! 그 안에, 그 안에서.
Sempre libera degg'io 반복
라미레미 번역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의 비올레타의 아리아 Sempre libera (언제나 자유롭게)입니다. 19세기초 파리의 고급창부 비올레타가 파티에서 순진한 청년 알프레도의 구애를 받고 거절을 했지만, 모두가 돌아간 후 홀로 집안에 앉아 그 일을 되새겨보다가 마음이 흔들리는 장면이지요.
고백하자면 저는 아직까지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공연을 직접 본 적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미니시리즈 <베르디>를 본 후 클래식 애호의 길에 들어선 나로서는 베르디 오페라는 참으로 첫사랑과도 같은 존재이고, 또 나란 사람 몹시도 유럽 좋아하는 1인으로서 이십년 전에 배낭여행도 다녀왔지만, 그때는 하필 라스칼라 극장이 보수공사중이었기 때문에ㅜ 소시적의 꿈을 이루는 계획은 차마 꿈도 꾸지 못 하고 비껴갔었지요.
영화 <프리티 우먼>에 보면 오페라는 처음 보는 공연이 제일 중요하다며 여주인공을 최고로 멋지게 꾸며서 로얄석에 데려가 <라 트라비아타>를 보여주는 존잘남친님이 나오시는데, 물론 나의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C석인가 D석에서 여럿이 같이 본 신영옥의 <리골레토>가 저의 첫번째 오페라 관람이었습니다. 물론 직접 신영옥님의 노래를 그것도 극 속에서 듣는 것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너무 멀리 있는 그대였지만…
제가 성악을 공부하게 되고 아리아 한곡을 잘 부르기 위한 방법으로서 오페라 전곡이 담긴 음반을 사서 듣고, 오페라 공연 DVD를 사서 보게 되면서, 저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라 왈리>를 시작으로 <루살카>에 이르자 아예 오페라를 보러가게 되었고, <라 트라비아타>는 지존 마리아 칼라스의 코벤트 가든 실황 음반을 기본으로 사고, 디비디는 담라우의 파리 공연 DVD를 샀습니다. 담라우의 공연은 정말이지 감동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라 트라비아타>는 그리고 Sempre Libera는 가장 유명한 오페라의 레파토리로서, 내가 그 노래를 배우기 한참 전에 (클래식 애호가로서) 이미 처음부터 끝까지를 거의 다 알고 있는 너무나 익숙한 전형적인 곡으로서 나에게는 '그런 기호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에 가슴을 꿰뚤리고, 디아나 담라우의 사랑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난 후의 나에게는 그 곡은 뻔한 내용이나 겁나는 테크닉만이 아닌 한 여자의 노래로 다가왔습니다.
내가 젊었을 때는, 그러니까 '부정하는 힘'이 넘치던 20대에는 <라 트라비아타>를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이미 중고딩 때 클래식 애호의 정도가 심해져 베르디는 우습고 낭만파 음악의 감정과잉을 참을 수 없게 되어 무조건 고전주의나 바로크 음악의 맺힌 데 하나 없이 '맑고 영롱한', 아리따운 세계에만 침잠했던 애늙은이에겐, 기본 줄거리부터가 오로지 남자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죽어가는 폐병환자 여인이라니, 뭐 그러냐 하는 거부감이 컸던 것이죠.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애를 키워서인지 요즘엔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그 시대, 그 계급의 위치에서 그 여자는 있는 힘을 다해 자기의 모든 자산을 이용해서 그 자리에 올랐던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이지는 않지만 개연적으로 폐병에 걸렸던 것이고, 아직 젊은 나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나름 자신하는 여인에게 처음으로 들어선 사랑이라는 감정에 그만 빠지는 사고를 겪으면서 자기의 가장 깊은 곳의 소망을 마주치게 되었고 곧 자기의 전존재를 걸고 그 마주침에 응답했던 것입니다.
베르디가 자신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연인 소프라노 주세피나 스트레포니의 처지와 비슷한 여인의 이야기인 뒤마 피스의 <동백 아가씨> 연극에 깊이 감명받아 2주만엔가 오페라를 완성했다는 뒷이야기까지를 듣고 나면, 더 이상은 '뻔한 스토리'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길을 잘못 든 여인'. 그 시대의 삶과 영혼을 아직 지배하던 종교와 관습의 울타리를 벗어나 나름의 삶과 사랑을 추구한 (남성들은 빼고) 여성들에게 사회가 옭아매었던 (오늘날보다는 훨씬 잔혹한) 굴레와 저주의 강도를 생각해보면, 이 이야기는 위대한 스토리로 화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보통 사람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미덕을 지닌 여인, 당신은 이 여인게게 돌을 던지겠는가? 그 시대 사람들에게 그 여자의 죽음은 크나큰 위엄이자 선포였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겐 솔직히 말해 계급과 생존의 문제는 그때보다 훨씬 우습고 나약한 문제로 전락한 듯하고, 그보다는 물질문명과 빅자본주의의 노예로 떨어진 우리 영혼의 문제, 자기파괴적인(소비의 삶을 위해 유일한 삶의 근거지인 지구를 파괴하고, 사람을 파괴하는) 인류의 존재론적인 문제가 더 크고 두렵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사랑'에 연연합니다. 그 사랑의 정체에 대해 진화심리학과 뇌과학 등의 연구로 인해 예전보다는 훨씬 많이 알게 되고, 포기랄지 냉소적인 결론을 머리는 내게 되었지만, 그렇지만 아는 것과 달리 나의 몸은, 나의 마음은 다른 길로, 익숙한 길로 가버린다는 심각한 진실입니다.
저는 아직도 이 사랑의 딜레마를 풀지 못하겠습니다.
이 장면 모두를 한국어로 노래부를 수 있게 번역했습니다.
디비디는 무조건 믿고 보는 디아나 담라우입니다.
Diana Damrau(독일, 1971~ )
https://www.youtube.com/watch?v=WXR_HmjB1bo
지존 마리아 칼라스입니다.
Maria Callas
https://www.youtube.com/watch?v=ZGjmWYzVxkk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비올레타는 일리아나 코트루바스입니다. 생긴 것도 목소리도 완전 청순가련형의 가수인데, 그 가냘픈 몸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강하고 선한 힘, 엄숙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정말 비올레타라는 여자가 있었다면, 딱 이럴듯 싶은... 익숙해지고 나면 이 여자 숨쉬는 소리만 들려도 헉! 하고 숨막히게 됩니다.
저도 혈기 방장한 20대 때는 여성들을 '청순가련형'과 '악녀', '어머니' 등 몇 개의 전형성에 가두는 사회에 반항하느라 '전형적인' ‘여성성’이라는 것은 일단 거부하고 봤지만, 이제는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나를 부정하는 삶이란 참으로 피곤합니다. 적들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고 해도 말이죠. )그래서 예전에는 피해가던 하늘하늘한 여성적인 원피스 같은 옷을 몇년 동안 죽어라 입기도 했지요.
코트루바스의 비올레타와 미미(라 보엠)는 요즘 젊은 가수 아무도 못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요즘 가수들은 정말 연기도 잘 하고 무대 연출도 뛰어나지만, 그래도 제 마음은 그렇네요.
Ileana Cotrubas(루마니아, 1939~ )
https://www.youtube.com/watch?v=bW7jrqWPy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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