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

하늘이여! Ciel! <루크레치아 보르자> Lucrezia Borgia 이중창 Duetto - Donizetti 가사번역

by 라미레미 2023. 7. 29.

 

Lucrezia Borgia -Munich 2009 전막 공연 (이중창 24분 ~34분)
 
Gaetano Donizetti(1797~1848)
Felice Romani (1788~1865)
 
 
LUCREZIA Ciel!
GENNARO Che vegg'io.
LUCREZIA Lasciatemi!
GENNARO No, no, gentil signora.
LUCREZIA Lasciatemi!
GENNARO No, per mia fede!
LUCREZIA Ah! lasciatemi!
GENNARO No, per mia fede!
Ch'io vi contempli ancora!
 
루크레치아 : 하늘이여!
제나로: 내가 지금 뭘 보는거지?
루크레치아: 놔줘요!
제나로: 아뇨, 안 돼요, 상냥하신 부인.
루크레치아: 놔줘요!
제나로: 안 돼요, 맹세코!
루크레치아: 아, 놔줘요!
제나로: 안 돼요, 맹세코!
다시 한번 얼굴을 보여주세요!
 
 
Leggiadra, leggiadra, amabil siete;
nè paventar dovete,
che ingrato ed insensibile
per voi si trovi un cor.
 
우아하고 우아한, 사랑스러우신 분,
혹시라도 알고 보니 제가 당신께
불쾌하고 냉담한 사람이지 않을까
두려워하실 필요가 없어요.
 
 
LUCREZIA Gennaro! e fia possibile che a me tu porti amor?
GENNARO Qual dubbio e il vostro?
LUCREZIA Ah dimmelo.
GENNARO Si, quanto lice, io v'amo.
LUCREZIA (fra sa) Oh gioia!
GENNARO V'a...v'a... Eppur, uditemi..
 
루크레치아: 제나로! 나에게서 사랑을 느끼는게 가능한가요?
제나로: 뭔가를 의심하시나요?
루크레치아: 아, 말해줘요.
제나로: 네, 얼마든지요, 당신을 사랑해요.
루크레치아: 오, 기뻐!
제나로: 그… 그… 그런데 제 얘기를 들어주세요.
 
 
esser verace io bramo.
Avvi un piu caro oggetto,
cui nutro immenso affetto.
 
저는 진실하고 싶어요.
저에겐 더 소중한 사람이 있어요.
제가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요.
 
 
LUCREZIA E ti è di me piu caro?
GENNARO Si.
LUCREZIA Chi è mai?
GENNARO Mia madre ell’e.
LUCREZIA Tua madre!
GENNARO Si.
LUCREZIA Tua madre! Oh mio Gennaro! tu l'ami?
GENNARO Al par di me.
 
루크레치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
제나로: 네.
루크레치아: 누구죠?
제나로: 우리 어머니에요.
루크레치아: 당신 어머니!
제나로: 네.
루크레치아: 당신 어머니! 오 나의 제나로! 어머니를 사랑해요?
제나로: 내 자신만큼이요.
 
 
LUCREZIA Ed ella?
GENNARO Ah! compiangetemi: io non la vidi mai.
LUCREZIA Ma come?
 
루크레치아: 그런데 어머니는?
제나로: 아, 저를 가엽게 여기세요. 저는 어머니를 본 적이 없어요.
루크레치아: 하지만 어떻게?
 
 
GENNARO
E funesta istoria, che sempre altrui celai,
ma son da ignoto istinto a dirla a voi sospinto;
alma cortese e bella
nel vostro volto appar.
 
제나로 :
슬픈 이야기에요. 다른 사람에겐 얘기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이상한 본능이 당신에겐 다 말하도록 시키네요.
친절하고 아름다운 영혼이
당신 얼굴엔 드러나있으니까요.
 
 
LUCREZIA Ah! favelIa, tutto mi puoi narrar!
루크레치아: 아! 말해요, 모두 나에게 말해줘요!
 

Di pescatore ignobile 어부의 아들로 자라나

GENNARO
Di pescatore ignobile esser figliuol credei,
e seco oscuro in Napoli vissii prim'anni miei.
Quando un guerriero incognito
venne d'inganno a trarmi;
mi diè cavallo ed armi,
e un foglio a me lascia.
 
제나로:
비천한 어부의 아들로 믿고
저는 나폴리에서 빈천한 초년을 살았지요.
어느날 모르는 기사가 와서
면갑을 벗지 않은 채로
말과 무장을 주며
편지를 주고 떠났어요.
 
 
LUCREZIA Ebben?
루크레치아: 그래서?
 
GENNARO
Era mia madre. ahi misera!
mia madre che scrivea...
di rio possente vittima
per sè. per me temea;
di non parlar. nè chiedere
il nome suo qual era
calda mi fe' preghiera ed obbedita io l’ho,
 
제나로:
그건 저의 어머니였어요. 아 가엾어라!
내 어머니가 쓰기를…
악질적인 폭군의 희생양으로서
자기를 위해서, 저를 위해서 두려워하니,
절대 자기에게 말하려고 하지 말고,
자기 이름도, 자신이 누구인지도 묻지 말라고 하셨고,
제게 간절히 청하는 그분의 말씀에 저는 따랐지요.
 
 
(29분 Miratelo 대사와 함께 음악이 서정적인 분위기에서 문득 긴박한 느낌으로 변화합니다)
 
 
LUCREZIA (asciugandosi le lagrime) E il foglio suo?
루크레치아: (눈물을 닦으며) 편지는?
 
GENNARO Miratelo: mai dal mio cor si parte.
제나로: 여기 보세요. 난 항상 가슴에 품고 다녀요
 
LUCREZIA
Oh! quante amare lagrime
forse in vergarlo ha sparte!
 
루크레치아:
아 얼마나 쓰디쓴 눈물이
한 줄 한 줄 스며들었을지!
 
 
GENNARO
Ed io, signora, oh quanto
su quelle cifre ho pianto!
Ma che? voi pur piangete?
 
제나로:
제가, 부인, 오 얼마나 많은 눈물을
그 위에 쏟았는지!
그런데 왜? 우시는건가요?
 
 
LUCREZIA Ah si.
GENNARO Piangete?
LUCREZIA Per lei... per te...
GENNARO Per me?
LUCREZIA Per te.
 
루크레치아: 아, 그래요.
제나로: 울어요?
루크레치아: 그녀를 위해… 당신을 위해…
제나로: 저를 위해서요?
루크레치아: 당신을 위해서
 
 
GENNARO
Piangete per me?
Alma gentil voi siete,
ancor pin caro a me.
 
제나로:
저를 위해서 울어요?
정말로 당신은 상냥한 영혼이에요.
역시 내 사랑이에요.
 
 

Ama tua madre 어머니를 사랑하세요


LUCREZIA
Ama tua madre, e tenero
sempre per lei ti serba.
Prega che I'ira plachisi
della sua sorte acerba.

Prega che un giorno
stringere ella ti possa al cor.
 
루크레치아:
어머니를 사랑하세요, 그리고
지금껏 그랬듯이 언제나 다정한 마음을 지녀요
가혹한 운명에 대한 분노가
달래지길 기도해요

언젠가는 그분이 당신을 꼬옥
가슴으로 안아줄거에요.
 
 
GENNARO
L'amo, si, I'amo e sembrami
vederla in ogni oggetto,
una soave immagine
me n'ho formato in petto;

seco, dormente o vigile,
seco favello ognor.
 
제나로:
어머니를 사랑해요, 네, 그분을 사랑하고 어쩌면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들에서 그분을 봐요,
내 가슴 속에서 만들어낸
부드러운 표상과

잠이 들 때나 깨어있을 때나 함께하고,
항상 함께 이야기해요.
 
 
LUCREZIA Tenero cor!
루크레치아: 다정한 마음!

GENNARO
Alma gentil
voi siete, piu caro a me.
 
제나로:
상냥한 영혼!
당신은 제게 정말 소중해요.
 
 
LUCREZIA  Ah! Ama tua madre, ecc.
GENNARO L'ama, ecc.
 
루크레치아: 어머니를 사랑하세요, (이하생략)
제나로: 어머니를 사랑해요, (이하생략)
 
 
라미레미 번역
 
 
여주가 아리아를 부른 직후의 장면입니다. 원래는 ‘사랑의 이중창’이 되어야 할텐데 사랑의 이중창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랑의 이중창이 아닌건 아닌, 미묘한 이중창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청년이 놀랍게도 귀부인에게 홀딱 반해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고백을 듣다보니 알게 된 것은 이 청년이 바로 귀부인 자신의 아들이었다는 것!
 
퐁퐁 솟는 사랑의 시작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어그러지는 그 부분의 장면전환이 정말 끝내줍니다. 아래 전막 공연 29분 부근에서 Miratelo 대사와 함께 음악이 서정적인 분위기에서 문득 긴박한 느낌으로 변화하는데요, 정말이지 요즘 헐리우드 영화도 K-영화도 뺨치는 도니제티입니다. 비밀을 차마 말 못하는 루크레치아와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행복한 제나로의 감정선이 이 부분을 지나며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합니다. 슬픔과 기쁨, 터지는 행복과 말할 수 없는 괴로움.
 
루크레치아는 비밀을 아들에게 말하지 않고 그저 ‘어머니를 사랑하라’는 자신으로서는 ‘안전한’ 이야기에 머물고, 제나로는 자신의 첫번째 사랑인 어머니 사랑에 적극 동조하는 이 숙녀가 기껍기 그지 없습니다. 아마도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혹은 요즘말로 ‘썸’이 아닐까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피날레의 이중창은 완전히 동상이몽의 극치입니다.
 
이 장면의 바로 다음 장면에서 루크레치아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하필이면 제나로의 친구들은 죄다 루크레치아를 원수로 아는 집안의 자식들입니다. 루크레치아는 이제 와서 아들에게 사실을 말할 수도 없고, 도무지 어쩔 방법이 없어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갑니다.
 
이 때 루크레치아를 위협하는 친구들에게 제나로가 ‘이 숙녀를 모욕하는 자는 더 이상 제나로의 친구가 아니라고 외치는 장면도 정말이지, 반전이 일기 전의 긴장된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이 일품입니다. 헐리우드 뺨칩니다.
 
그 이후의 전개는 제나로가 페라라에 아예 집까지 마련하고 친구들이랑 어울리다가 보르자 가문의 이름을(대문인지 뭔지) 훼손하고, 그 사건으로 잡혀들어가면서 (제나로를 루크레치아의 정부라고 오해하는) 알폰소 데스테 공작이 어떻게든 제나로를 죽이려고 하는데 루크레치아는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고, 이 과정에서 제나로는 독이 든 술을 마시고 루크레치아는 해독제를 주며 얼른 페라라를 떠나라고 합니다.
 
그러나 제나로는 페라라를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있다가 네그리 공주의 연회에까지 가는데요, 그걸 모르고 루크레치아는 자기의 원수들-제나로의 친구들을 독살하기 위해 독이 든 술을 줍니다. 독배를 마신 제나로에게 루크레치아는 얼른 해독제를 먹으라고 애원하지만, 제나로는 친구들까지 구해주지 않으면 자기도 먹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그러다 결국… 마지막에 이르게 됩니다.
 
한 가지 더, 극중에서 제나로는 베네치아 공국 소속의 용병으로, 용감하고 뛰어난 용병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마씨오 오르시니도 용병으로 같이 싸울 때 제나로가 목숨을 건져준 후 형제보다 친하게 된 사이입니다. 다른 친구들도 용병으로 보입니다.

제나로가 누구보다도 용감하게 된 것은 그립던 어머니의 편지와 지원 덕이 아니었을까요? 어부의 아들로 비천한 유년을 보낸 그에게 어머니의 편지는 그에게 크게 결핍됐었고 또한 깊게 길망했던 인정과 지지, 사랑을 말 그대로 쏟아붓는 은총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머니와의 사랑 속에 그는 용감한 무적의 사나이가 된 것이죠.

 
믿고 보는 그루베로바x브레슬릭입니다.
 
 
Edita Gruberova(슬로바키아, 1946~2021) & Pavol Breslik(슬로바키아, 1979~ )
Lucrezia Borgia -Munich 2009 전막 공연 (이중창 24분 ~34분)
https://www.youtube.com/watch?v=7bvEhMTb54A&t=2766s&a
 
 
Montserrat Caballé(스페인, 1933~2018) & Alfredo Kraus(스페인, 1927~19999)
Lucrezia Borgia - Prologo, "Ama tua madre" (sc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