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éo Delibes(1836~1891)
Edmond Gondinet(1828~1888), Philippe Gille(1831~1901)
LAKME
Viens, Mallika, les lianes en fleurs
Jettent déjà leur ombre
Sur le ruisseau sacré qui coule,
calme et sombre,
Eveillé par le chant des oiseaux tapageurs!
라크메:
오너라, 말리카, 칡덩굴꽃이
벌써 그늘을 드리웠구나,
고요히 어둡게 흐르는
성스러운 강물 위로,
재잘대는 새들의 노래에 강이 잠깨었네!
MALLIKA
Oh! maîtresse,
C'est l'heure ou je te vois sourire,
L'heure bénie où je puis lire
dans le coeur toujours fermé de Lakmé!
말리카:
오! 아가씨!
이제야 아가씨가 웃는 모습을 보네요,
언제나 닫혀있는 라크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축복받은 시간!
LAKME
Dôme épais le jasmin,
A la rose s'assemble,
Rive en fleurs frais matin,
Nous appellent ensemble.
라크메:
두터운 돔, 자스민과
장미가 어우러진
꽃들이 가득한 강에서 서늘한 아침,
우리는 서로를 부르네.
MALLIKA
Sous le dôme épais, où le blanc jasmin
A la rose s'assemble,
Sur la rive en fleurs riant au matin,
Viens, descendons ensemble.
말리카:
두터운 돔 아래, 하얀 자스민과
장미가 어우러진
꽃들이 활짝 웃는 강 위의 아침,
이리 와요, 같이 내려요.
LAKME
Ah! glissons en suivant
Le courant fuyant:
라크메:
아! 미끄러지듯 흘러가네
달아나는 물결,
MALLIKA
Doucement glissons, De son flot charmant
Suivons le courant fuyant:
말리카:
부드럽게 미끄러지네, 매혹적인 물결
달아나는 물결을 좇아,
LAKME, MALLIKA
Dans l'on de frémissante,
D'une main nonchalante,
라크메, 말리카:
살풋이 놓아둔 손 끝에
부서지는 파도,
LAKME
Gagnons le bord,
Où l'oiseau chante,
l'oiseau, l'oiseau chante.
라크메:
강기슭에 앉아,
새들이 노래하는 곳에서,
새들, 새들이 노래하는 곳에서.
MALLIKA
Viens, gagnons le bord,
Où la source dort
Et l'oiseau, l'oiseau chante.
이리 와요, 강기슭에 앉아,
샘이 잠드는 곳에서,
그리고 새들이, 새들이 노래하는 곳에서.
LAKME
Dôme épais, blanc jasmin,
Nous appellent ensemble!
라크메:
두터운 돔, 하얀 자스민,
우리는 서로를 부르네.
MALLIKA
Sous le dôme épais, Sous le blanc jasmin
Ah! descendons ensemble.
말리카:
두터운 돔 아래, 하얀 자스민 아래
아! 같이 내려요.
LAKME
Mais, je ne sais quelle crainte subite,
S'empare de moi,
Quand mon père va seul
à leur ville maudite;
Je tremble, je tremble d'effroi!
라크메:
하지만, 난 왠지 모르게 갑자기
불안에 사로잡혀.
아버지가 금지된 마을에
혼자 가시면,
난 두려움에 몸이 떨려, 떨려!
MALLIKA
Pourquoi le Dieu Ganeça le protège,
Jusqu'à l'étang où s'ébattent joyeux
Les cygnes aux ailes de neige,
Allons cueillir les lotus bleus.
말리카:
가네사 신이 지켜주실거에요.
그러니까, 눈처럼 하얀 날개를 지닌 백조들이
즐겁게 놀던 연못까지
파란 연꽃을 따러 가요.
LAKME
Oui, près des cygnes
aux ailles de neige,
Allons cueillir les lotus bleus.
라크메:
그래, 눈처럼 하얀 날개를 지닌
백조들 곁으로
파란 연꽃을 따러 가자.
라미레미 번역
들리브의 오페라 <라크메> 중 꽃의 이중창 Flower Duet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Viens, Mallika 또는 Dôme épais입니다. (우리식 표현으로는 아마도 '구중궁궐'과도 같은) 브라만의 사원에 사는 순진한 아가씨 라크메가 시녀 말리카와 함께 즐거이 배를 타고 연을 따러가는 장면입니다.
때는 19세기 중엽, 영국의 식민지가 된 인도의 승려 닐라칸타에게는 라크메라고 하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영국인 몇명이 사원에 함부로 들어오는데, 이중 제럴드라고 하는 장교가 라크메와 마추쳐 둘이 첫눈에 반하는데, 아버지 닐라칸타는 분노에 차 함부로 사원을 범한 영국인들을 잡겠다고 딸한테 저잣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도록 시키고(이게 그 유명한 '종의 노래'), 어찌저찌하여 두 사람은 연인이 됩니다. 그런데 라크메는 같이 신성한 샘물을 마시고 영원한 사랑으로 맺어지자고 하는데 제럴드는 영국에 충성을 해야할 군인이라 갈등하자 낙심한 라크메는 아버지로부터 제럴드를 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네, 또 다시 사랑밖에 난 모르는, 그것도 오리엔탈리즘이 충만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너무 노래가 좋아서… 용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꽃의 이중창과 여주의 아리아 ‘종의 노래’는 너무나 끝장으로 아름답기 때문에, 정치적인 올바름을 이유로 안 듣거나 하는게 불가능한 것입니다.
여기서는 경솔하고 왔다갔다하는 테너의 문제는 기본으로 깔고 베이스인 아버지 닐라칸타의 아집이 강하게 부딪혀 라크메가 그 사이에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입니다. 여기선 베이스가 빌런 같은 역을 하네요.
사실은 저도 아직 오페라 전막은 보지 않았습니다. 디비디도 품절이군요. 여담으로 꽃의 이중창이 내내 나오는 영화 <마담프루스트의 비밀정원>도 재미있습니다.
이 노래의 번역은 Dôme épais, blanc jasmin이 참 어려웠습니다. 자스민 덩굴이 빽빽하게 돔을 이룬 모습을 표현한 것인지, 통통한 돔지붕에 자스민 덩굴이 감겨있는 모습인건지가 영 모르겠어서 결국엔 약간 어중간하게 표현을 했는데, 그래도 돔지붕이 있는 쪽에 가깝게 갔지요. 양반들이 강가에 멋드러진 정자 하나 놓고 놀러가는게 뭐 큰 일이랴, 생각해서 그렇게 가긴 했습니다. 그리고 실은, 덩굴은 인간이 나무로 골조를 세워주지 않으면 돔-둥근 지붕을 만들 수가 없죠. 자연적으로는 큰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수밖에 없는데, 지붕이라고까지 할 정도의 모양이 나올수 있을지 저는 의심이 가더라구요. 아무튼 아직도 속이 시원해지지 않는 번역입니다.
정말 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만 현재로선 마리안느 크레바싸와 사빈 드비엘의 연주 동영상이 제일 마음에 드네요. 스튜디오 녹음 동영상이 요즘 많던데, 평상복 차림의 음악가들의 자연스러운 분위기 열정도 좋구요. 조수미, 이아경님 연주도 정말 훌륭합니다. 실은 제가 좋아하는 엘리나 가랑차의 연주도 띄우고 싶었지만 소프라노쪽 연주가 좀 마음에 안 들어서… 이중창은 어느 한쪽만 잘 해선 안 되고, 둘 다 잘 해야 하고 또 둘이 합이 맞아야 해서, 좀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마지막의 조앤 서덜랜드 영상은 귀중한 오페라공연의 참고물입니다.
Sabine Devieilhe & Marianne Crebassa
https://www.youtube.com/watch?v=C1ZL5AxmK_A&a
Sumi Jo & Ah-Kyung Lee
Sutherland & Tourangeau LAKME Viens, Mallika... Dôme épais Sydney Opera 1976